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
The First Slam Dunk, 2023
개요 : 애니메이션
버닝타임 : 124분
개봉 : 2023.01.04.
등급 : 12세 관람가
감독 : 이노우에 다케히코
현재 3040세대의 성장기에 함께 했던 유명 스포츠만화, [슬램덩크]의 극장판인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 대해서 리뷰 하려고 합니다.
'슬램덩크'는 만화를 안본 사람들도 ‘강백호’라는 이름과 캐릭터는 기억할 만큼 큰 인기를 끌었던 만화인데, 특히 원작인 일본 만화 캐릭터의 한국 이름 작명이 초월 번역되어 주인공인 ‘강백호’외에도 라이벌인 ‘서태웅’, 고릴라 주장으로 유명한 ‘채치수’, 불꽃남자 ‘정대만’, 안경 선배 ‘권준호’, 이번 극장판의 주인공인 ‘송태섭’ 등 등장인물 하나하나 어색한 사람 없이 번역되어 만화를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더 몰입하고 애정을 가질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만화의 원 작가인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직접 감독과 각본을 맡아 제작이 되었으며, 원작에는 없었던 시점에서의 내용을 추가하여 만화 연재가 종료(1996년 연재 종료) 된 지 27년 만에 극장판으로 돌아왔는데, 특별히 3D CG 기술을 도입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서 제작 기간도 길었던 만큼 원작에서 전달해 주던 경기의 긴장감과 박진감, 속도감 등을 그대로 전달해 주며 그동안 만화에 대한 추억과 애정을 가지고 있던 현재 3040세대에게 큰 감동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감독의 다른 작품으로는 미야모토 무사시의 일대기를 담은 만화 ‘배가본드’도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No.1 가드'
오키나와현 초등부 리그 소속 선수인 송태섭은 좋은 평가를 받는 선수로 농구를 시작합니다. 아버지의 영정 앞에서 태섭의 형인 준섭은 엄마를 위해서 자신이 이제 가장의 역할을 하는 캡틴이 되겠다고 하고, 동생인 태섭에게는 부캡틴이 되라고 하며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었지만 그 둘은 함께 농구로 슬픔을 극복해 나가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형제만의 비밀장소인 해안가의 동굴에 태섭이 도착했을 때, 형 준섭의 흐느낌을 보게 되는데 씩씩하게 말하던 형도 사실은 남 몰래 자신의 슬픔과 싸우고 있던 것을 태섭은 알게 됩니다. 그러던 중 형 준섭은 태섭과의 농구 약속을 어기고 친구들과 낚시를 하러 가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약속을 어기고 낚시하러 배를 타고 떠나는 형의 뒷모습에 대고 다신 돌아오진 말라고 소리치는 태섭.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바라보는 형의 모습은 그렇게 마지막 모습이 되고 맙니다.
그렇게 태섭은 준섭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노력하지만, 우수한 선수였던 죽은 형과 항상 비교를 당하면서 형에 비해 그저 그런 별로인 선수라는 평가만 받으며 농구선수로서 좌절을 겪게 됩니다.
남편과 맏아들을 잃은 슬픔에 빠져있는 어머니, 이제는 태섭에게도 형을 잊으라며 그 준섭의 물건들을 정리하며 태섭과 다투게 되고, 결국 제대로 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성장한 태섭은 새로 전학을 간 중학교에서 불량한 학생들에게 맞기도 하고, 북산 고등학교 진학 이후에는 농구부에 가입해 활동하지만 전국 대회의 지역 예선은 탈락. 중학시절 MVP 선수로 이름을 알렸지만 부상으로 농구부를 떠나며 불량하게 변한 정대만 패거리와 엮여서 폭행 사건까지 휘말리는 등, 방황하게 되고, 급기야 싸움 이후 거칠게 오토바이를 몰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의식까지 잃게 됩니다.
사고 이후 깨어난 태섭은 고향인 오키나와로 떠나 형이 남 몰래 슬픔을 풀었던 장소였던 해안가의 동굴에 다시 방문하게 되었는데, 형의 농구 관련 유품인 형과 같이 1on1을 할 때 쓰던 농구공, 빨간 손목밴드, 그리고 형이 "최강 산왕에 이긴다"라고 써두었던 산왕이 소개된 농구 잡지를 발견하게 됩니다.
이제 시점은 지역 예선을 통과한 뒤 최강 산왕전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 태섭은 형이 이루지 못했던 "최강 산왕을 이긴다"라는 꿈에 어느덧 자신이 거의 와닿은 상태가 되었다는 것을 기억해 냅니다.
과거 아버지의 장례식 장면을 다시 회상하며 이전까지는 형이 캡틴으로 나오며 정신적으로 아직도 형에게 의지하던 상태였다면, 후반부의 태섭은 북산의 유니폼을 입은 성장한 모습으로 아버지와 형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는 어머니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이제는 어머니의 슬픔을 헤아릴 수 있을 정도의 정신적인 성장을 보여주게 됩니다.
산왕전 최후반 마지막으로 팀원들이 모여서 구호를 외치는데 팀원을 독려하는 태섭을 보면서 채치수(주장)는 구호를 태섭에게 넘겨주게 되고, 태섭은 크게 구호를 외치면서, 당당하게 캡틴의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경기 이후 산왕전에서 승리하고 돌아온 태섭은 어머니에게 형의 손목밴드를 건고, 지금까지 있었던 어머니와의 갈등과 형의 그림자를 털어내며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이후 에필로그와 쿠키영상이 있습니다.)
'강백호'가 아닌 '송태섭'의 시점으로...
'힘들어도... 심장이 쿵쾅거려도... 있는 힘껏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한다.'
여느 스포츠 만화와 소년만화가 그렇듯 [더 퍼스트 슬램덩크]도 주인공의 성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작품은 원작의 주인공인 농구 초짜(자칭 천재)인 강백호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것이 아닌, 농구선수로의 재능으로는 어린 시절 형과 비교되며, 상대적으로 작은 체구의 북산고교 농구부의 주전 멤버인 송태섭을 중심으로 새로운 이야기가 전개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소년 만화의 주인공이 그러하듯, 주인공은 초심자이지만 천재 혹은 태생적인 어드벤티지를 가지고 있다는 설정이 있고 여러 가지 역경을 통해 동료들과 함께 신체적, 정신적 성장을 이룬다는 스토리가 기본 틀이고, 원작에서의 주인공도 초심자이지만 타고난 키와 체력 등 농구를 하는 데 있어서 작중 4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그려내며 많은 사랑을 받았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작품의 주인공인 송태섭은 형과는 달리 작은 키와 다소 부족한 재능 거기에 아버지와 형이 일찍 곁을 떠난 환경에서 농구로 위안을 삼아 꾸준히 노력해왔지만 전학과 부진한 성적 등 과도기를 거치며 방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그 과정에 작중 마지막 상대인 산와 공고와의 시합을 통해 정신적, 육체적으로 한 층 더 성장하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번 작품에서의 주인공 선정은 지금의 어른이 되어버린 독자들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주위에 뛰어난 분들이 많지만 저와 같은 평범한 일반인들이 가지고 있는 부족함과 결핍을 딛고 일어난 성장 스토리는 단순히 강자에게 승리하는 스토리 이상의 감동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기존 작품의 감동, 그 이상을 선사하는 영화.
기존에도 애니메이션이 있었지만 이번 작품은 3D CG 기술이 도입되어서, 원작의 느낌 그대로 실제 경기를 관람하는 것 같은 느낌을 동시에 전달해 주어 원작을 모르는 분들이 보아도 잘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으로 손색이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특히 영화의 OST도 너무 잘 어우러져 러닝타임이 124분인 영화임에도 “그 정도로 봤나?” 싶을 만큼 관람이 빠르게 끝났다는 아쉬움이 남았고, 특히 산왕공고와의 경기 장면은 원작 이상의 긴박함, 속도감을 체험하게 하면서 만족감을 주었습니다. 관람객 평점이 단순히 어린 시절의 향수에 대한 만족감만은 아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막판과 더빙판이 있고, 1회차로 자막판을 관람하였는데, 여기서도 인물들의 이름이 한글화된 이름으로 나와 몰입하기 더 좋았고, 2회차로 더빙판까지 볼 계획입니다.
2023년을 시작하는 데 있어서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이야기처럼 부족하더라도 꺾이지 않는 마음을 가지고 한 해를 보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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